실내 이산화탄소 농도와 주거공간 크기의 관계: 왜 좁은 집은 해로운가
작년부터 CO2 측정기로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를 이리저리 모니터링하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 하나: 이산화탄소는 생각보다 훨씬 더 빨리 분산된다.
왠지 CO2는 무거울 거 같고 그래서 내가 숨을 쉬고 있으면 내 주변에 깔려서 별로 움직이지 않을 거 같은데 실제로 측정을 해보면 방문을 닫아놓을 때와 열어놓을 때의 농도 변화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보네이도로 강제 순환을 시키지 않더라도 그런 편이다.)
국평 아파트의 경우, 소형 침실 하나가 3평이라고 칠 때 방문을 닫으면 이산화탄소는 이 3평 안에서 축적되기 때문에 빠르게 농도가 높아지지만 방문을 열어놓으면 거실+주방의 면적까지 포함하여 대략 17평 정도의 면적에서 축적이 된다. 똑같은 시간이 지나도 농도의 기울기는 훨씬 완만할 수 밖에 없다.
창문형 환기 시스템 리뷰를 하면서 이 장치는 한겨울에 가장 절실할 것이라고 썼었는데 거주공간이 충분히 넓다면 환기 시스템을 쓰지 않고도 건강한 수면이 가능한 것이다. 그냥 방문을 열어놓고 자면 된다.
궁금해서 어제 이렇게 해봤는데 침실의 CO2 농도는 1100ppm을 넘지 않는 상태로 유지됐다:

사실 방문을 닫아놓은 상태에서 창문형 환기시스템을 돌려도 CO2 농도는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다. 추가로 전기가 들어간다는 것, 외부 창문을 열어놓음으로써 발생하는 열손실을 고려하면 그냥 방문을 열어놓고 자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물론 소음이나 빛 노출 등의 요소들도 고려해야 한다.)
좀 더 나아가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거주공간의 넓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만일 좁은 원룸에서 산다면 계절과 시간을 불문하고 상시적으로 환기가 필요하다. 거주공간이 넓다면 일단 그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헤드룸’이 생기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