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낭충: 바셀린만 발랐는데 아토피에 천식까지 치료됐다고?
안구 모낭충demodex은 인류 대부분이 갖고 있는 기생충이고 통상적으로 숙주에게 큰 해를 입히지 않는 걸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이 논문은 모낭충을 잡는 간단한 치료법만으로도 안구 건조증과 눈꺼풀염뿐만 아니라 천식 및 비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 질환까지 완화할 수 있었다는 사례들을 보고한다.
얼마나 간단한 치료법이냐면, 그냥 자기 전에 눈을 감고 속눈썹 뿌리 쪽에 바셀린을 살짝 발라주면 된다. (1967년 유능한 안과의사였던 툴로스 코스턴Tullos D. Coston이 소개한 치료법인데 이후에 이 치료법이 널리 사용되거나 본격적으로 연구된 사례는 없는 듯하다.)
저자는 독립 연구자로 어떤 재정 지원 없이 개인적으로 연구를 했으며 그래서 논문에 나오는 사례 수집도 모두 주변 사람들을 기반으로 한 것 같다. 10년에 걸친 연구 기간 동안 사례 숫자는 16명에 불과하지만 그 효과가 매우 놀랍고, 제시된 치료법이 매우 저렴하면서도 위험도가 낮기 때문에 안구 건조증이나 호흡기 염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시도해봄직하겠다.
아래는 논문에서 내가 발췌한 부분들을 번역한 것이다.
1. 서론 – 모낭충의 특징과 안구 및 피부 질환에서의 역할, 검사 및 치료
이 논문은 안구 모낭충(Demodex)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요법의 효과를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모낭충이 호흡기 및 피부 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모낭충은 면역력이 약해지거나(4, 18), 사춘기, 그리고 주요 영양분인 피지 생성이 증가하는 시기에(26) 증식한다(6). 이는 청소년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모낭충 관련 피부 질환이 악화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
안과 질환에서 모낭충 감염은 안검염(18, 37, 38), 안구건조증(18, 39, 40), 마이봄샘 기능장애(MGD)(3, 41), 건성 각결막염(27, 42–44), 결막염, 각막염, 그리고 흔히 ‘서퍼의 눈(Surfer’s Eye)’으로 불리는 익상편(3)과 관련이 있다. 또한, 눈꺼풀 기저세포암 환자에게서 더 높은 밀도로 발견되기도 한다(45).
모낭충 단백질과 비염, 부비동염 사이의 연관성은 이미 제기된 바 있으며(8), 콧물에서 알을 밴(gravid) 모낭충이 다량 발견되었다는 보고도 있다(56). 이 두 가지 사실은 모낭충과 관련 단백질이 호흡기 및 위장 계통으로 침투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2. 연구 방법 – 사례 수집 및 모낭충 포획을 위한 바셀린(페트롤리움 젤리) 도포
2013년부터 2023년 사이, 의료 전문가를 다수 포함한 16명의 지원자가 코스톤(Coston) 요법을 시도했다. 초기에는 안구건조증이나 안검염 증상 완화를 위해 시작했으나, 경험이 축적되면서 알레르기성 안질환, 비염, 천식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모든 참가자는 어두운 방에서 잠들기 직전 간단한 루틴을 따르라는 구두 지침을 받았다. 지침 내용은 손을 깨끗이 씻은 뒤 손가락 끝에 콩알만큼의 바셀린(페트롤리움 젤리)을 덜어, 꽉 감은 눈꺼풀 가장자리의 속눈썹 뿌리 부분에 부드럽게 문질러 바르는 것이었다. 이는 밤에 짝짓기를 위해 밖으로 나오는 진드기를 가둘 수 있도록 속눈썹 사이에 끈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었다. 이 방식으로 바르면 바셀린이 눈꺼풀 안으로 들어가거나 안구 표면에 닿지 않으며, 다음 날 아침 씻어낼 수 있다. 모낭충의 수명 주기인 14~21일을 넘기기 위해(9, 57), 최소 28일 밤 동안 연속으로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4. 결과 – 증상 해결 및 병원 처방 감소
재발성 혈관부종 환자 1명을 포함해 심각한 알레르기성 안구 증상이 있던 4명의 추가 지원자(V6, V7, V10, V11) 역시 증상이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고했다. 만성 코막힘을 앓던 5명(V2, V3, V4, V9, V13)도 마찬가지였다. 안구 증상과 함께 천식을 동반했던 5명의 지원자(V2, V8, V9, V10, V13)에게서 나타난 호전은 예상치 못한 결과였으며, 특히 V13 지원자는 이후 천식을 완전히 치료하고 약물 복용을 중단하기 위해 바셀린 요법을 다시 시작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지원자들은 대체로 증상이 ‘완전히’ 개선되었다고 묘사했으며,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호전을 보고한 사람은 없었다. 지원자들은 증상이 치료법 준수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증상이 재발함을 확인했다. 혈관부종 치료를 위해 28일간 꾸준히 치료를 진행한 V6 지원자는 재발 없이 고용량 항히스타민제 복용을 중단할 수 있었으며, 추가 치료도 필요하지 않게 되었다.
5. 가설 – 모낭충 알레르기 항원이 호흡기 염증 유발 가능성
안구에서 모낭충이 분해되면 염증성 'Der f' 단백질과 기타 알레르기 유발 잔해들이 눈물을 타고 비강으로 흘러들어가 흡입된다. 이것이 비염과 천식을 포함한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안구 염증과 호흡기 염증 사이의 기확립된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다.
바셀린을 밤에 발라 짝짓기를 방해함으로써 안구 모낭충을 박멸하는 방법은 안구건조증, 안검염, 비염, 천식 및 기타 알레르기 질환의 1차 관리를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 이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약물 의존도, 처방 비용, 진료 시간을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6. 고찰
천식과 비염의 심각도 및 지속 기간이 결막염과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은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 현상을 입증하며, 천식 발병이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염에 뒤이어 나타난다는 ‘하나의 기도, 하나의 질환(one airway, one disease)’ 가설(59)을 뒷받침한다. 안구 모낭충증이 알레르기성 결막염, 바이러스성 각막염 또는 기타 염증성 안질환으로 오진될 수 있다는 인식(42)은 이 정보의 중요성을 높이며, 안구 염증과 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 사이에 공유된 기저 원인이 존재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우연히 지루성 피부염을 앓고 있던 3명의 지원자(V1, V3, V4)는 단지 눈이나 코 증상을 치료할 목적으로 바셀린을 사용했다. 바셀린은 눈 주위에만 도포되었으나, 3명 모두 얼굴의 지루성 피부염이 해결되었고 V3의 경우 여드름도 일부 개선되었다. 이는 '알레르기 행진'이 안구 모낭충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모낭충의 이동성과 특히 피지 분비가 많은 얼굴 구멍 주위(periorificial)를 선호하는 ‘부위 특이성’(4, 10)을 고려할 때, 모낭충이 안구 주변에서 이동해 피부 염증을 유발한다는 설명은 타당성이 있다.
동시에 모낭충 개체 수가 증가함에 따라 알레르기성 잔해가 호흡기로 퍼지게 되며, 이는 피부염, 비염, 천식이 서로 연관되는 기전을 제공한다. 모낭충은 주로 산모와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되므로(5), 아토피 질환의 가족력을 설명하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알레르기성 단백질이 비강으로 들어가면 삼켜지게 되는데, 이는 1925년 버릴 크론(Burrill Crohn)이 언급했듯이(63), 그리고 V1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안구 염증과 염증성 장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설명해 줄지도 모른다(61, 62).
6.2. 모낭충과 여드름
V15 지원자에게서 나타난 여드름 악화는 모낭충과 여드름 사이의 인과관계를 지지하는 연구 결과(29–31)와 일치한다. <그림 3>의 단면도는 피지선에 빽빽하게 들어찬 개 모낭충(옴 진드기)을 보여준다. 이는 경구용 이소트레티노인 복용 시 볼 수 있듯이, 여드름 치료가 호전되기 전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이소트레티노인은 피지 생성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초기 증상 악화는 줄어드는 영양분 공급에 대한 모낭충의 공포 반응(panic reaction)일 수 있다(67). 국소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으로 보고되는 ‘여드름양 피부염’ 또한 국소 면역 억제(33, 68–70)로 인한 모낭충 증식(26)으로 설명될 수 있다. 비록 약물 사용 중에는 징후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지만 말이다. 감염이 있는 경우 면역 억제제 사용을 금기시하는 원칙은 모낭충증이 배제되지 않은 경우에도 현명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6.3. 피부 내 모낭충 존재의 단서
외부 기생충은 아형(subtype)과 반응 수준이 다양하여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 멜라토닌은 무척추동물의 활동성과 번식을 증가시키므로(7), 야간이나 이른 아침에 나타나는 증상이 특징일 수 있다. 피부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작열감, 발진(39), 각질, 건조증, 태선화(25), 여드름양 발병(31) 등이 있다.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에 따르면, D. folliculorum(모낭진드기)은 대사 활동이 더 활발하여 홍반이나 가려움증 같은 제1형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반면 D. brevis(피지샘진드기)는 키틴질, 숙주의 피부 및 혈청 분자를 소화하는 효소를 생산하여 피부 깊숙이 침투하는 데 집중한다(20, 36). 따라서 가려움증이 모낭충 존재의 강력한 단서가 될 수 있지만, 가려움증이 없거나 피부 표면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 해서 감별 진단에서 외부 기생충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갈라짐이나 균열 형성이 모낭충 존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이나, 지질 손실과 태선화는 건조증과 탄력 저하를 유발하여 습진, 어린선(ichthyosis), 구순염에서 보이는 갈라짐과 각질을 초래할 수 있다.
뚜렷한 이유 없는, 혹은 특정 환경적 요인이 확인되는 증상 악화와 완화의 반복은 외부 기생충 존재의 또 다른 징후일 수 있다. 이러한 변동은 생명 주기를 동기화하는 모낭충의 경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14). 탈피 과정에서의 규칙적인 알레르기 항원 배출(9, 14)과 사멸 시 집단적인 몸체 파열(16)은 알레르기 충격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높다.
모낭충과 여러 안구 및 피부 질환 간의 이미 확립된 연관성 외에도, 지원자들이 보고한 예상치 못한 이점들은 모낭충과 그 잔해들이 전신 염증을 유발하는 광범위한 병원성 역할을 한다는 단서를 제공한다. 위장관으로의 유입 가능성도 동일하게 높으므로 이는 호흡기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연결 고리가 확인된다면, 우리는 영양분 가용성, 스테로이드 호르몬, 면역 반응의 변화 등 환경적 요인이 확인되는 경우 염증성 질환을 모낭충 존재와 연관 짓는 ‘모낭충 증후군(Demodex Syndrome)’을 인식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