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임대냐 매입이냐
2022년 선진국의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하면서, 주택 매입보다 임대가 더 나은 선택이 되었다.
미국 부동산 웹사이트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초저금리 시대였던 2015년부터 2021년까지는 세금, 보험료, 적정 수준의 유지보수비, 계약금 20%를 포함한 주택 매입 및 유지에 드는 월 비용이 임대료보다 적었다. 하지만 그 이후 상황은 역전되었다. 오늘날 신규 주택 구매자는 월 400달러(약 56만 원) 정도를 더 지불해야 한다. 미국의 몇몇 대도시에서는 그 차이가 월 수천 달러에 달하기도 한다.
이는 비단 미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부동산 중개업체 CBRE에 따르면, 호주 내 어떤 지역에서도 아파트를 임대하는 것보다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한 곳은 없다. 영국 자산관리업체 래스본즈(Rathbones)는 집주인이 집값 대비 세입자로부터 얻는 수익인 임대 수익률을 약 5%로 추산하는데, 이는 5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인 4.4%보다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집주인이 부담해야 하는 막대한 유지비와 세금을 감안하면, 이는 세입자가 꽤 괜찮은 거래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세입자들은 종종 집주인에게 돈을 줌으로써 돈을 낭비한다고 걱정하는 반면, 구매자들은 주택 순자산을 축적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부동산만이 유일한 투자 수단은 아니다. 노던아이오와 대학교의 아서 콕스는 전반적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락했던 1984년부터 2013년 사이에도, 주택 소유를 피하는 것이 때로는 경제적으로 더 유리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콕스가 조사한 미국 6개 대도시 중 3곳에서는, 임대 생활을 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상환에 들어갔을 여유 자금을 주식과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이 해당 기간 동안 더 수익성 높은 선택이었다.
따라서 임대와 소유 간의 대결에서 승자를 가리는 일은 장기 금리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의 견해로는 금리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경직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채와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매입의 장단점을 냉정하고 침착하게 따져보는 거주자에게 승자는 명확하다. 집값이 훨씬 더 가파르게 하락하거나, 장기 금리가 갑작스럽게 떨어지거나, 혹은 임대료가 장기간 급등하지 않는 한, 임대가 여전히 더 나은 선택지로 남을 것이다.
Is it better to rent or buy? (2026, January 7). The Economist.
한국은 어떨까? 한국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독특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글로벌 추세와 동떨어져서 가는 것도 아니다.
저금리의 호시절(2022년 이전)에 고정금리로 들어간 경우를 제외하면 보유를 유지하는 게 그리 현명한 전략 같지는 않다. 과연 서울 부동산은 향후에도 역사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할 것인가? 서울 핵심 지역이 아닌 곳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