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결국 흔한 공화당 대통령이 돼 버린 까닭
물론 대부분의 정부는 어느 정도는 자신들의 공약을 번복한다. 하지만 당초 계획과 정반대의 행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도널드 트럼프는 이제 적극적이고 당당한 개입주의자가 되었다.
기업과 관련해, 현 행정부는 이제 실리콘밸리의 이익을 곧 국가의 이익으로 간주한다. 유럽연합(EU)이 일론 머스크의 X(엑스)에 부과한 벌금을 두고 “미국 국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칭할 정도다. 지난해 이맘때 트럼프의 두 번째 취임식에서는 기술업계 거물들이 내각 지명자들보다 상석에 배치되었다. 그는 거대 석유 기업들의 베네수엘라 진출을 주선할 계획이다. ‘포퓰리즘’의 정의가 무엇이든 간에, 이것은 결코 포퓰리즘이 아니다. 언론은 트럼프가 현재 대변하는 현상을 지칭하기 위해 다른 ‘주의(-ism)’를 찾아야 할 것이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트럼프가 2016년에 했던 말 중 그 어떤 것도 진심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보다는 미국 대통령이라는 직책이 그 자리에 앉는 사람이 누구든 그 스스로의 논리를 강요한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다. 세계 최강의 군대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이를 사용하지 않는 데는 초인적인 자제력이 필요하다. (버락 오바마조차 리비아를 공습했다.) 국가 내에 사적 부가 극도로 편중되어 있다면, 국가는 결국 그 힘에 포획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트럼프처럼 유별난 인물조차 결국에는 특정한 틀로 회귀한다는 사실에 안도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의문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 그 누구도 이에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사실 이 운동에 참여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념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운동 그 자체가 목적이다.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정규 시즌이 끝나고 플레이오프가 시작되는 지금이야말로 오래되었지만 적절한 비유를 다시 꺼내들기에 적기일 것이다. 현대 정치는 팀 스포츠다. 처음에는 연고지 팀이라서, 승리하는 팀이라서, 혹은 경기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서와 같은 합리적인 이유로 팀을 선택하지만, 그 이후에는 애착 자체가 스스로를 강화하게 된다. 거의 어떤 사건이 벌어져도 그 연결고리는 끊어지지 않는다.
Ganesh, J. (2026, January 7). How Trump became just another Republican president. The Financial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