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패권’이 그나마 차악의 옵션인 까닭
[…] 그러나 불완전한 우리 세계의 가혹한 현실은 지배적인 통화의 부재가 안 좋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체제 변화를 바라는 이들은 섣부른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
[…] 만약 이것이 달러화가 지배력을 상실하되 다른 어떤 통화도 그 자리를 대체하지 못하는, 더 큰 동등성을 초래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우리는 여러 통화가 경쟁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그중 어느 것도 특별히 건전하거나 신뢰할 수 없을 것이다. 위기의 순간에 투자자들은 어떤 통화에 의존해야 할지 몰라 이 통화에서 저 통화로 급격하게 갈팡질팡하며 불안정성을 가중시킬 것이다. 모두가 친숙하게 느끼고 신뢰하는 기준 통화가 없다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했던 것처럼 글로벌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는 중앙은행은 어느 곳도 없을 것이다.
따라서 세계는 두 가지 선택지에 직면해 있으며, 그중 어느 것도 이상적이지 않다. 미국이 시장에 계속해서 큰 혼란을 야기하도록 허용하는 달러 주도 체제이거나, 평상시에는 웬만큼 작동하지만 금융 패닉을 심화시킬 파편화된 통화 체제이다. 진정한 파멸의 고리인 셈이다. […]
[…] 그러나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만연한 금융 시장의 취약성과 신뢰 및 협력의 결핍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달러화의 지배는 사실상 모두의 책임이다. 그리고 사실상 모든 통화의 기반이 허약한 시스템과 비교할 때, 전 세계와 애증의 관계에 놓여 있다 하더라도 하나의 지배적인 통화를 갖는 것이 그나마 차악의 선택일 수 있다.
Prasad, E. (2026, April 13) We are stuck in a currency doom loop. The Financial Times. https://www.ft.com/content/5cf684f1-d198-40aa-8d4c-2e2bbb5873f0